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교보문고를 들락거리며 책을 읽었다. 교보문고에 가면 경복궁 산책놀이도 함께 했다. 별로 어린이다운 놀이는 아니지만 꽤나 좋은 느낌이었다. 원래 밖에서 놀지 않는 성격인데도 그 나들이는 좋은 기억이다. 교보문고를 들어서면 입구에 노벨상 수상자들의 초상화가 늘어서 있었다. 그리고 한국의 자리엔 빈 액자가 걸려있었다. 그걸 보며 그 자리에 내 그림을 넣어야지 생각했었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김대중 씨가 걸려있고 그 옆엔 여전히 한국이란 이름의 빈 액자가 걸려있다.
올해 노벨문학상은 프랑스 작가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가 수상했다. 어쩜 저리 이름도 어려운지. 이럴 때 참 서럽다. 난 저 작가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세상에 내가 읽어야 할 책은 수 없이도 많은데, 과연 죽을 때까지 얼마나 읽게 될까. 예전부터 프랑스문학에는 관심이 있어서 언젠가 프랑스어를 배우고, 역사와 문화를 배워 직접 원서로 읽고 싶었다. 읽고 싶던 일본 원서는 자유자재까진 아니지만 읽고 있으니 언젠가 프랑스어도 배울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