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여러 가지 생각할 건덕지가 많아서 머리가 아파 죽을 것 같다는 건 다 뻥이고 나이 서른에 우습지만 예전에 나를 다시 생각해보면서 나를 분석 중이다.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내가 아닌 나의 행동을 떠올리며 그동안 누적된 타인의 행동 데이터베이스와 대조분석중이랄까. 그동안 내버려둔 날 다시 보는 기분은 새롭고 새롭고 새롭다.
처음부터 나를 찾아 떠난 여행은 아니었다. 조금 버려두고 외면하긴 했어도 나는 언제나 내안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낯설지만 익숙해진 이 도시에서 타인을 바라보며 살다보니 자연스레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던 나를 바라보게 된다. 오래 전 나를 떠올리며 지금의 나를 바라보는 일은 생각만큼 고통스럽지는 않다. 다행이다. 여행의 말미에 내 눈이 떠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