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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교토에서 경험해 볼만한 마이코체험

by 따즈 2009. 7. 3.


교토여행을 계획중이고 뭔가 특별한 추억을, 혹은 결과물?을 원한다면 마이코체험을 추천한다. 마이코가 무엇이냐 하면, 대략 게이샤가 되기 전 견습생이라고나 할까. 차 심부름등을 하던 아이를 꾸몄던 것에서 유래했다던가. 체험이라고는 하지만 하루 훈련을 받는 것이 아니라 마이코로 변신해 사진 찍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야후재팬에서 "京都 舞妓体験"로 검색하면 여러 사이트를 볼 수 있고 그 중에서 맘에 드는 스튜디오를 골라 이메일로 예약하면 된다. 내 경우엔 막상 당일이 되니, 예약시간보다 좀 늦어질 듯해서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했더니 시간도 조정해주시더라. 도착해서 입을 기모노를 고르고 나면 그 다음은 메이크업, 허옇게 밀가루처럼 변장을 마치면 옷도 입혀주고 가발도 씌워 준다. 촬영은 여러가지 플랜이 있는데 크게 스튜디오 촬영과 야외 촬영이 있다. 두가지 모두 촬영 후에 자유시간이 있어서 서로 사진 찍어주며 스튜디오 근처 한바퀴 산책하는 것이 가능하다. 나는 조금 더 비싼 야외 촬영을 택했는데, 야외배경으로 찍으니 좋긴 한데 자연광에 밀가루 피부는 허참 화장 많이 떠 보이더라. 그리고 더불어 별거 아닌 것 같아도, 가발도 상당히 무겁고, 속에 칭칭 감은 띠로 심장과 배의 압박이 부담되며, 등에 맨 띠가 어찌나 무거운지 몸둘 바를 모르겠는데, 심지어 신발의 높이 또한 장난 아니라 걷는 내내 엎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떠느라 야외를 돌아다니며 촬영을 마치고 나니, 사람이 피폐해지더라. 촬영이 끝나고 산책 30분정도 하는데, 외국인관광객들이 일본인인 줄 알고 사진 찍겠다고 하길래, 일본인인척하며 맘대로 하라했다. 그들은 고국에 돌아가 내 괴기스런 얼굴을 친구들에게 보이며 일본인이라 하겠지? 뭐, 그런들 어떠리. 내가 봐도 난 줄 모르겠는데! 스튜디오로 돌아가, 변장을 미친듯이 지우고 (클렌징 무지 힘들다! 심지어 목에도 허옇게 해놔서 지우느라 고생) 나가니 자신들이 고른 베스트샷?으로 만든 앨범과 찍은 사진을 구운 씨디를 준다.

처음 앨범과 씨디를 받고 나와 친구는 한동안 외면했다. 평소 자신의 이런 얼굴을 접한 적이 없거니와, 우리와는 전혀 다른 미의 기준으로 된 메이크업이 부담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꺼내보니 재미있는 추억거리를 만들었구나 싶다. 심지어 엄마는 너무 웃기다며 이 사진을 달라고 하신다! (이쁘다며가 아니다! 웃기다며!다.) 그리고 손님은 외국인보다는 일본인이 많지만 실제로 주변에 체험한 일본인은 드물어, 이걸 찍었다하면 다들 깜놀하면서 좋아하더라. -_-

내가 촬영한 곳은 사계인데 이곳을 택한 이유는 청수사에서 가까웠기 때문. 교토에서의 여행 코스를 생각해 스튜디오를 고르는 것도 좋을 듯! 대략 3시간정도 소요되니 참고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