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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언제나 그리운 눈의 나라

by 따즈 2013. 12. 10.


이상하게도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이 생길 때면 다른 일들이 겹친다. 올해 연말이 가기 전에 내 주변을, 나를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블로그도 좀 정돈하고 방에 있는 옷과 책도 부피를 줄여야지. 블로그 스킨도 이웃님께 부탁 드려 얻고, 이케아서랍장과 악세서리 정리함도 샀다. 부피를 줄인다고 하고선 무언가를 구매한다는 것은 옳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짐도 들이고 정돈을 한답시고 책장에서, 옷장에서 이것저것 꺼내서 방은 더더욱 카오스상태에 빠져 들었는데.
그러고 나니 한동안 연락이 없던 출판사에서 리뷰의뢰가 들어오고, 예정에 없던 번역일도 맡게 되었다. 번역일은 기쁘나, 맘 먹었던 일들이 정체가 되니 마음이 무겁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던 마음이 멀어져 간다. 번역일도 집중이 잘 안되고.

마음이 어지러울 때, 회사가 지겨울 때, 사람이 싫어질 때, 언제나 생각나는 것은 언제 북해도의 광할한 헥타르 눈밭. 하얀 눈이 눈이 부셔서 언제나 눈물 짓게 하던 새야한 곳. 저 눈밭으로 숨어들어 한 달 정도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새하얀 눈 속에서 따끈하게 몸을 녹여줄 카레스프를 먹고, 읽고 싶은 책을 한 권 공들여 읽으며, 곰이 겨울잠을 자듯이 한 달 정도 도시에서, 나에게서 멀어져서 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