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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days

길냥이

by 따즈 2009. 8. 7.

새벽 4시부터 고양이가 울어대는 통에 눈을 떴다. 우리집은 5층인데, 옥상으로 가도 내려갈 길을 발견하지 못했는지 우리집 베란다와 옆집 베란다만 요며칠 왔다갔다 숨어다니는 고양이다. 엄마가 가라그래도 가지도 않더니. 오늘은 무슨 일인지 마구마구 울어대 새벽부터 날 깨웠다. 내 방 침대에 누워있으면 베란다 창으로 하늘이 바로 보이는데, 그 창에 오롯이 앉아서 마구마구 울어대는 거다. 내가 일어나 불을 켜도, 도망도 안가고 나를 뚫어져라 보며 울어대고, 들어오고 싶은지 방충망에 매달리기도 하고 난리는 치는 통에 엄마가 일어나 다가가니 다시 옆집 베란다로 쉭. 그러다가 결국 또 우리집에서 울어대서, 결국 베란다 문을 열어줬지만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래서 배가 고픈가 싶어 밥을 주니, 밥을 정말 거짓말 안보태고 "냠냠"소리를 내면서 먹더라. 심지어 먹는 중간중간 냐하~라는 감탄도 했다; 밥을 먹고도 울어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밖으로 내보주기로 했는데, 엄마가 들어오랄 땐 숨으면서, 내가 부르니 잘 오는거다. 심지어 밥은 엄마가 줬는데! 그래서 부르고 달래고 멸치로 유인도 하면서 1층 밖으로 내보냈는데, 이 고양이가 멸치를 따라오는 게 아니라 내 발끝을 따라오는 거다. 어찌나 잘도 따라 오던지, 언넝 밖으로 내보내고 유리문을 닫았더니 밖에서 빤히 나를 보며 울더라. 그래도 매몰차게 냅두고, 올라왔는데 허참. 허참이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