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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71

53분 28초의 대화 난 전화가 싫다. 초등학교, 중학교 전학을 다니면서도 멀리 있는 친구와 전화로 수다를 떨어본 적도 없으며, 10시 넘어 걸려오는 친구의 전화는 가차 없이 끊어준다. 핸드폰은 하루에 두 번 확인하면 많이 확인하는 셈이다. 얼굴 없이 들리는 목소리가 싫다. 누군가의 습관, 이야기는 잘 기억하지만 얼굴이나 이름은 곧잘 잊는다. 때때로 수많은 얼굴 없는 목소리가 내게 말을 건다. 내 몸 속엔 주인을 잃은 소리들이 부유하고 있다. 일본에 있으면서 그간 한둘의 친구가 생겼고, 그것은 더불어 내 몸 속을 부유하는 수많은 목소리 중에 일어도 일부 추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에 오기 전부터 메일 친구를 맺은 요코에게 출산선물을 보냈는데 감사의 뜻을 직접 전하고 싶다며 멀리 있으니 전화로 연락을 했다. 2년 동안 편.. 2007. 9. 6.
컷트모니터란 무엇인가? 난 머리를 예쁘게 하는 것을 좋아한다기보다 미용실을 좋아하는 인간형. 스타일도 남들이 보기엔 별차이 없으나, 절대 숱가위로 머리를 못자르게 한다던지하는 자신만의 룰이 있다. 한때는 한달에 한번씩 미용실에 다녀 머리카락이 죽죽 늘어나는 지경에 이르르게 만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마음이 맞는 디자이너도 찾고 해서 석달에 한번꼴로 머리를 정리하게 됐다. 마음이 맞는 디자이너 찾기란 정말 구멍난 독에 물붓기만큼 힘든 일이다. 일본은 컷트 비용이 우리나라 왠만한 미용실 파마값과 맞먹는지라 한국에서처럼 자주 갈 엄두는 나지 않고, 그냥 한번쯤 경험해 보면 좋겠다 생각하다가 결국 6개월이상 머리를 못해서 죽을 것 같던 난 홋또페파를 뒤져 시모키타자와에 있는 한 미용실에서 스타일 상담을 하고 컷+파마+염색에 도전했다! 그.. 2007. 8. 18.
잇푸도우-하카타라멘 一風堂 류~가 이야기한 잇푸도우라멘 먹어본 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잇푸도! 일풍당라멘이었다! 삿뽀로의 주거지 5분 안되는, 좀 과장하면 엎어지면 코닿을 거리에 있던 하카타라멘. 오며가며 봐두었다가 어느 날 덥썩 들어가서 먹었더랬다. 후쿠오카에서 이치란 맛을 본 이후로 하카타풍 돈코츠국물이나 면이 너무 좋아서 종종 생각나고 하니까 눈여겨 봐뒀더랬다. 유명한 줄 몰랐었는데 어느날 티비에 나오는 걸 본 적 있다. ㅎㅎ 먼가 한국판 노주현 같은 아저씨가 주인이었다는 듯. 지점이라는지 본점이라는지 모르겠지만서도 그 일본노주현 아저씨는 다른 라멘집 열었다 그랬는데 그곳이 어딜까. 멋지던데!ㅎㅎ 먼가 반찬도 주고 맛도 맛있고 간판도 이뻐서 좋았던. 도쿄에도 있더라. 이케부크로에서 봤음. 아마 다른 곳에도 많겠지. ^^ .. 2007. 6. 15.
카와고에 우리집을 통과하는 사이쿄센의 정차역 카와고에. 장어가 특산물이라길래 비가 주룩주룩 오는데도 마다 않고 길을 나섰다. 역에 내려 관광안내소를 찾아 장어덮밥 파는 집을 물으면서 아무생각 없이 머리에선 우나기(민물장어)를 생각하며 아나고(바다장어)라고 말하니 아저씨가 꼭 아나고를 먹을꺼냐고 여기서? 라고 되물어서 이건 또 먼가 잠시 고민... 아저씨가 강에서 나는 거 말고 바다에서 나는 거?라고 다시 물어서 드디어 사태파악. 하하하. 난 아나고도 먹고 싶은건가 -_-; 어릴 적에 먹던 장어는 언제나 뼈도 꺼슬하니 있고 양념만 맛난 거 같더니 내가 늙어서 그런지 허참, 정말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게 무슨 말인지 막 알겠다. 정말 일본식사는 반찬없는 단품요리가 많아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밥을 많이 먹게 된다. .. 2007. 6.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