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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92

AAA 2008 아라시를 좋아하냐 아니냐라고 하면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콘서트를 가보니 20곡 넘게 부르는데 내가 아는 곡은 달랑 두 곡. 더불어 따라부를 만큼 들어보지도 않았더라. 이런 놀라움이. 콘서트를 보고 나서 아라시가 더욱 좋아졌냐면, 그것도 아니다. 별 변화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노래를 모르니 함께 즐긴다기보단 내가 평소 즐겨하는 관찰자의 시선이 되고 말았다. 심지어 아라시 보다 말고 팬들 구경하기도 했다; 일본팬들처럼 우치와(부채)를 너무 이쁘게 만들어오고 빤짝빤작 팬라이트도 만들어오고(어디서 산걸까?) 어떤 분은 인형도 만들어와 꼭 손에 안고 응원하는 게 꼭 일본애들 보는 느낌. 머리에 큰 꽃 꽂은 팬들도 많고. 콘서트가 시작되기 전에 옆에 앉은 다소곳한 아가씨가 자기 목소리가 너무 커도 .. 2008. 11. 5.
앤 패디먼_세렌디피티 수집광 세렌디피티 수집광 - 앤 패디먼 지음, 김예리나 옮김/행복한상상 우리 부모님은 몇 년 전 가파른 언덕 꼭대기에 사셨다. 아버지는 서재에 쌍안경을 두고 보물선을 찾아 지평선을 훑는 해적선장처럼 주기적으로 우편함을 검사하셨다. 집배원이 다녀갔는지 알려 주는 우편함 깃발의 위치를 체크하시는 거였다. 마침내 우편물이 도착하면 아버지는 주차로를 터벅터벅 걸어 내려가셔서 특대형의 검정색 금속 우편함을 여셨다. 남편에게 특대형 바지를 사주는 일부 아내들의 융통성을 발휘해 어미니께서 사주신 우편함이었다. 그 속에는 그날의 할당량(산더미 같은 편지 말고도 모서리가 뾰족한 내용물 때문에 구멍이 나서 아버지 표현에 따르면 '쥐똥'이 샐 때도 있는 비평 서적이 약 10킬로그램 정도 있었다)이 언제나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 2008. 10. 27.
유모토 사치코_연필 하나로 시작하는 일러스트 연습장(알라딘서평단도서) (저자의 말) 연필 하나로 시작하는 일러스트 연습장 - 유모토 사치코 지음, 류현정 옮김/한빛미디어 일러스트를 그리고는 싶은데 어떻게 그릴지를 몰라 펜만 들었다 놓은 적 있으세요? 노래를 부를 때 정확한 발성방법은 잘 몰라도 무심코 콧노래가 나오는 것처럼, 일러스트를 그리는 것도 자신이 생각하는대로 연필을 움직이다 보면 어느샌가 그려지게 됩니다. 생각하는대로 연필을 움직이는 것도 어렵다구요? 걱정하지 마세요. 이 책에는 일러스트를 그리기 위한 많은 생각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따로 학원을 다니거나 연습을 한 적은 없지만 미술을 못하는 편은 아니어서 놀아달라고 떼 쓰는 동생들한테 그림을 그려준다던지(이거 먹고 떨어져라!) 그림 그려 책받침을 만들어 선물한다던지 하는 일을 했었다. 하지만 그것도 한 때. 모.. 2008. 10. 15.
이사카 코타로_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인단비 옮김/황매(푸른바람) 독특하고 기발한 상상력의 소설들로 주목 받아온 일본 작가 이사카 고타로의 장편소설. 2003년 출간되어 이듬해 제25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의 두 주인공은 밥 딜런의 노래를 들으면서 오늘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남자 '가와사키'와 밥 딜런의 노래를 부르다가 서점 털기에 말려들고 만 남자 '시나'다. 대학 입학을 계기로 자취를 하게 된 남학생 시나가, 옆방 남자 가와사키와 만나는 시점에서 소설이 시작된다. 시나를 만난 가와사키는 대뜸 이웃에 사는 외국인에게 사전을 선물하고 싶으니 서점을 습격하자는 제안을 한다. 반강제로 가담하게 된 시나는 습격의 진정한 목적과 그 뒤에 숨겨진 가와사키와 부탄 사람, 그리고 한 .. 2008. 1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