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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내 친구 빨강머리 ANNE

by 따즈 2005. 9. 29.


{양천도서관에서 대여한 낡고 낡은 ANNE 1권}



주근깨 빼빼마른 빨강머리 앤(꼭 끝에 E가 있다고 생각하고 발음해주는 것이 예의)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것은 중학교 1학년 때이다.
적어도 내 기억이 맞다면 말이다.

양천도서관에서 책 빌려읽는 재미가 또다시 쏠쏠해지고 있는 요즘,
서가에 꽂혀 있는 ANNE시리즈를 발견하고 열광했지만 1권이 계속 대여중이라 안타까웠는데
내 눈앞에 떡 1권이 등장한 것이다.
도서관에 있는 대부분의 전집이 그러하듯 1권은 몹시 헤지고 낡았지만
그래도 1권을 손에 넣은 기쁨이란!

다른 책도 마찬가지지만 나이들어서 다시 읽게 되었다고
예전과 감상이 달라지지 않는다.
대신 오랜시간이 흘러 읽었던 책을 다시 접하면,
그때는 어려서 깨닫지 못하던 것을 보게 되거나
잊고 있었던 내용을 상기하게 된다.

그런데 ANNE 1권을 읽으면서는 내가 정말 ANNE을 좋아했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대부분의 문장이 머리 속에 남아있었고
특히나 내가 가장 가슴 아프고 떨려햐며 좋아했던
마지막 구절은 생생했다.

잊고 있었던 점이라면, 길버트가 잘생겼다는 것!
(이것은 만화의 영황이 큰 듯하다. 절대 못생겼지않나. 만화 속 길버트)
그래도 앤이 길버트의 턱을 보며 잘생겼다고 한 부분에선
예전에도 그 대사에 뜨악했던 것이 절로 생각났지만.
(난 당근이라고 놀린 길버트가 너무 싫었다)

한동안은 다시 만난 내 친구 ANNE 덕분에
몹시 행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