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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2006.12-2007.11 Japan

북해도기차여행기_2007.02.14_쿠시로기차여행

by 따즈 2008. 10. 6.

아침에 온천욕을 싹싹하고 부페식 아침식사를 마치고 아바시리역까지 데려다주는 무료셔틀을 타기 위해 프론트에서 계산하고 좀 대기하고 있었는데 막상 타려고 보니, 왠일! 핸드폰을 방에 버려두고 오는 센스. 나때문에 출발이 늦어져 이미 셔틀스에 탄 승객들에게 미안해하면서도 속으론, 출발 전에 눈치채서 정말 다행이라고 한숨을 돌렸다. 아무리 잘 쓰지 않고 필요없는 핸드폰이라지만 버릴 수는 없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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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도착한 아바시리역에서 동상놀이를 좀 한다음,  쾌속시레토코호를  타고 키타하마역에 도착했다. 기타하마역은 오호츠크해에서 가장 가까운 무인역이다. 정말 바다가 코 앞에 있다. 이 역에서 유빙 노롯코호로 환승하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역구경을 하고 사진도 찍고 있었다. 마침 눈 속에 파묻힌 깡통이 마음에 들어 폴라로이드로 찍었더니 유심히 지켜보던 일본아주머니가 왜 찍었냐고 물어보신다. 버려진 쓰레기를 왜 찍는지 궁금하셨나보다. 역사 안에는 온갖 메모지와 티켓, 명함, 엽서 등등이 벽면을 꽉꽉 채우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역이구나하고 실감했다. 옆 식당에서 솔솔 흘러나오는 커피향도 너무 좋고. 30분 정도 할랑 거리고 있었더니 노롯코호가 드디어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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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롯코호는 기간에 따라 달리는 곳이 틀려지는데 키타하마에서 시레토코사리까지 운행하는 유빙노롯코호는 유빙을 보기 위해 천천히 달린다. 난방도 석탄으로 하고, 내부도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아 색다른 분위기. 역시나 이벤트로 운행하는 열차답게 좌석이 불편하다. 특급열차처럼 편한한 좌석이 있거나 빠르진 않지만 그래도 운치가 있어 좋다.

시레토코사리역에서 하차해서 시베차역까지는 트윙클버스시레토코호를 이용했는데 가이드언니가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시더라. 하지만, 버스만 타면 자는 나는 맨 뒤 언니랑 눈도 잘 마주치는 자리에 앉아 정신을 놓고 자버려서 내릴 때가 되서야 간신히 컨디션 회복; 가이드언니가 설명해준 곳들도 상당히 멋졌을텐데 아쉬운 마음도 있어서 다음부터는 좀 덜 졸아야지 다짐하기도.

 시베차역에서 다시 SL후유노시츠겐호를 타고 쿠시로역까지. SL열차는 증기기관차를 뜻하는 것으로 일본에선 기차여행의 묘미로 자주 등장하는 듯. 오랜 것을 없애지 않고 이렇게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훌륭한 일. SL후유노시츠겐호를 타면 차창으로 둥물들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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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후유노시츠겐호를 타고 출출해져서 오징어굽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오징어굽는 모습이 신기했던지 외쿡인이 다가와 구경까지 하더라. 냄새도 폴폴나니 부러웠지? 운좋게도 엽서에 찍혀 있는 바로 그 새(학일까?)도 보고 오징어도 꼭꼭 씹어먹으니 어느새 쿠시로역에 도착. 역사에 시츠겐(습원)의 종이 있길래 울리면 선물을 주는 것도 아닌데 괜히 울려주는 센스를 발휘했다.

쿠시로역에 도착하니 한국어가 반갑게 우릴 맞이해주었나 왠걸, 띄어쓰기가 미묘하다. 이걸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않는가? 낭독해 볼 수 밖에. ㅎㅎ  .


쿠시로역에서 다시 수퍼오오조라호를 타고 삿포로역까지! 정말 긴긴 기차여행이었다. 그래도 한종류가 아니라 여러종류여서 졸지 않고 구경하며 올 수 있었듯. 네르의 마지막밤을 화려하게 게요리로 마무리할 생각이었지만 너무 늦은 시간이라 안된다 하여 차선으로 오코노미야키집으로! 일본에 오기전부터 오코노미야키를 어찌 먹나 궁금했던터라 삿포로에서 사귄 케이코에게 이야기했더니 같이 먹으러 가줬었다. 덕분에 조리법과 먹는 법 터득.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다른 나라의 요리를 먹고 하는 걸 배우는 건 즐거운 일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