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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2006.12-2007.11 Japan

북해도기차여행기_2007.02.16_개척마을

by 따즈 2008. 10. 10.

요며칠 무리한 기차여행으로 새벽같이 일어나 다니느라 피곤했으므로 근교에 가기로 하고 선택한 개척마을. 북해도 개척마을은 메이지부터 쇼와초기에 걸쳐 건축된 북해도 각지의 건축물을 54.2헥타르의 평지에 이축복원, 재현한 야외박물관이다. 개척 당시의 생활을 직접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야외박물관인데 우리나라 민속촌 같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건물은 네가지군으로 나뉘는데 시내, 어촌, 농촌, 그리고 산촌 이런 구성의 건물을 볼 수 있다. 여름에는 철도길을 달리는 마차가. 겨울에는 썰매마차가 이동수단으로 준비되어 있다. 겨울에는 눈 때문에 걷기 힘드므로 입구에서 무료로 스키대여도 하고 있다. 일본 문화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방문하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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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민속촌이 아니라 개척마을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일본 본토의 사람들이 북해도로 이주해와 개척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공을 들여 북해도를 개척한 것을 삿포로만 보아도 알 수 있는데 삿포로는 길이 반듯반듯 구획되어 있어서 걷는 방향이 동,서, 남, 북 중 하나인지라 길을 헷갈릴 수가 없다. 나 같은 길치에겐 천국의 도시란 말씀. 거리마다 이름도 붙여져 있고, 구획 위치도 북1,서2 이렇게 표기가 되니 주소찾기도 어렵지 않다. 계획도시다운 면모를 과시하는 삿포로는 일본에서 5번째로 손꼽는 큰 도시가 되었다. 원주민이 살고 있는 상태에서 이주해와 개척한다는 것이 좋다 나쁘다 말할 수 있는 간단한 문제는 아니지만 어쨌거나 지금 일본에 있어 식량, 자연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입지인 것은 확실. 전쟁나면 북해도서 식량공급을 백프로 하겠다는 의지마저 있다던데;

이번 개척마을 방문에서 가장 큰 수학은 개척마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틀어놓은 것을 멋대로 관람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나의 뇌를 파고든 것은 바로 삿포로맥주에 대한 이야기. 삿포로맥주는 도쿄여행자들이 자주 방문하는 에비스의 맥주박물관의 소유주. 삿포로 개발 위원회가 설립해서 민영화가 되었다가, 차후 기린맥주에 인수되었다가 이런저런 복잡한 인수분해를 거쳐 지금의 삿포로 주식회사가 되었다. 지금 삿포로 맥주의 쿠로라벨(검은원에 노란별)은 처음 쓰던 그 마크라고 한다. 처음엔 아사히에 홀딱 반했다가 삿포로에 온뒤로 아사히보다 삿포로 맥주를 좋아하는지라 관심있게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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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점이나 여관 등등 건물을 보니 예전 모습을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더라. 일본시대극은 본 적이 없어서 조금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많았지만. 그리고 개척마을 지도를 보고 꼭 보리라 맘먹었던 사진관도 재미있었다. 특히나 맘에 들었던 것은 바로. 자연채광을 한껏 활용한 스튜디오. 멋지더라.

개척마을이 워낙 넓은지라 밖에서 계속 있다보니 체온이 쭉쭉 떨어져 너무 춥더라; 그래서 천천히 돌지 못하고 막 열심히 돌았다. ㅎㅎ 입구 쪽으로 돌아오니 이런! 눈썰매가 있지 아니한가. 역시 눈의 나라답게 어딜 가든 눈놀이가 있구나! 눈썰매 한판 즐겨주고 따숩은 집으로 쉭쉭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