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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2006.12-2007.11 Japan

북해도기차여행기_2007.02.17_철도원 촬영지

by 따즈 2008.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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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실패를 오늘의 교훈으로 삼아 이번엔 제대로 철도원 촬영지로 향했다. 원래는 철도원촬영지 하루, 비에이 하루!라고 생각해뒀었지만 뜬금없이 뉴욕, 샌프란시코를 헤맨 바람에 오늘 하루동안 철도원촬영지와 비에이를 가기로 결정.

정차한 역에서 무심코 창 밖을 보니, 아저씨들이 역사 지붕 눈청소를 하더라. 정말 북해도는 눈청소가 제일 큰 일인듯. 눈 안치우면 길 못다녀, 집에서 못나가, 기차 못가, 차 못다녀... -_-;; 우린 한번 폭설해도 패닉인데 일상으로 하고 있다니 정말 대단. 물론 그만큼 설비가 잘 갖춰져 있긴하지만.

후라노에서 완만열차로 갈아탔는데, 과연 완만열차는 무엇일꼬. 왠지 완행열차 비슷한 거 아닐까 싶지만 사실 완만은 one man으로 운전하고 표검사하고 기타등등의 모든 일을 혼자서!! 처리하며 운행하는 열차를 말하는 것. 원래는 그래도 운전수와 조수 둘은 있었다고 하나, 경비절감 이런 차원에서 탄생하게 된 완만열차 되시겠다. 그래서 요금도 운전수 아저씨가 받는데 버스처럼 정리권과 운임을 표시하는 전광판도 갖추고 있다. (위 사진참조)

예전에 누군가가 대중교통 이동 중에 자는 여자를 이해할 수 없다고 나에게 분개한 적이 있는데, 난 대중교통 이동 중에 잠 잘자는 것도 큰 복이라고 생각한다. 남이사 자든 말든 무슨 상관이라고! 흥! 그런데, 옆 좌석의 아주머니가 너무 자리를 잘 잡고 편히 가시길래 몰래 촬영을 하고 말았으니;;; 죄송해요! 얼굴을 가렸어요. 편안한 기차 여행의 능숙한 포오즈~를 볼 수 있다.(아래 사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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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울려주는 내 배꼽 시계를 위해 삿포로 역에서 준비한 오타루 베이글!!! 원래 베이글을 지극히 사랑하긴 하지만 이 베이글처럼 맛난 베이글은 없었다. 여러번 사먹다보니 아주머니랑 친해지니 하루정도인 유통기한이 있으니 판매는 유통기한이 가까운 것부터 한다며 갓 나온 신선한 베이글을 추려주셔서 먹고 또 홀딱 반해버렸다. 역시 신선함은 중요해! 북해도에 온 뒤로 제철음식과 신선도의 중요성을 마구마구 느끼며 산다.

오타루베이글!

블루베리치즈크림 담뿍


냠냠, 맛나게 베이글을 먹고 철도원촬영지 이쿠토라역에 도착. 사실 책은 읽었지만 영화는 보지 못해서 나에게 큰 감항을 줄만한 장소는 아니었지만 산이 있으니 오른다는 마음(틀려!)으로 오게 된 것. 그래도 2량짜리 기차를 타고 정말 하루에 한번 다니는 이 역에 잠시 머물러 간다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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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쿠토라역은 철도원영화촬영지란 타이틀만 없었으면 없어졌을지도 모를 작은 기차역. 그 역사 안을 아기자기하게 영화와 관련된 것들로 채워놓았다. 영화메이킹 필름을 한쪽에서 상영하고, 출연진의 사인이나 대본, 기념카드 등등도 전시되어 있다. 영화를 보고 좋았던 사람들이 그 촬영지를 찾고 아무리 작고 보잘 것 없는 장소지만 작은 소품일지라도 소중하게 꾸미고 보존함으로써 상품가치를 갖게 되는 것. 진정한 자본주의란 이런 것 아닐까. 소중한 것에 정당한 가치가 매겨지는 제도. 난 이런 자본주의의 향기는 좋더라. 킁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