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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2006.12-2007.11 Japan

북해도기차여행기_2007.02.17_비에이

by 따즈 2008.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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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비에이와 후라노 놀이도 온종일 하고 싶었지만,오후에 비에이놀이만 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한 것은 이미 그 전에 후라노-비에이 투어를 했기 때문이다. 간 곳을 왜 또 가나 싶겠지만 그 때는 수동적으로 다닌 것이라 왠지 1%로 부족한 느낌이었고 결정적으로 비에이의 고로케가 먹고 싶어서(사실은 고로케가 99%의 이유가 될지도) 저 허허벌판 눈길을 택시가 아닌 두발로 어그적어그적 헤쳐나가기로 했다. 비바우시에서 내려서 우리가 원하는 시키사이노오카(四季采の丘)의 고.로.케 포인트를 향해 가기로 했다. 비에이에는 비바우시초등학교가 유명해진 것은 북해도사진으로 유명해진 마에다 신조 작가의 사진에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애들이 공부하는 곳이니 만큼 관광은 좀 자재해주는 것이 좋다. 열심히 눈밭을 걷고 또 걸으니 차로 이동할 때보다 훨씬 비에이에 대한 느낌이 좋아졌다. 무적 신발 덕분에 눈 위를 척척 걸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 서울에선 눈이 오면 눈이 빙판길 만들어서 걷기 힘들어질까봐 짜증나고, 눈 녹는다고 길바닥 더러워진 것 보며 짜증나고 했었는데 아스팔트가 아닌 토지에 쌓인 눈을 보니 좋기 그지 없더라. 눈이 온다고 밖에 나가는 성격이 아닌지라 북해도에서 본 눈이 평생 본 눈보다 훠얼씬 많은 듯.

<그저 빙빙 돌 뿐인데 소리가 요란한 눈썰매?>


시키사이노오카로 가는 길에 각종 레포츠를 즐기는 무리들을 발견했다. 하늘도 훨훨 날고 눈 위도 쌩쌩 달리고 레포츠 많구나. 뭔가 대회가 있었나보던데 이미 끝나고 마무리만 목격해서 아쉽; 시키사이노오카에 도착해서 난 스프커리를, 채송화는 고로케 정식을 먹고 고로케를 먹으러 가니!!!!! 왠걸 고로케 판매시간이 지났다;;;; 고로케 정식을 먹었으니 고로케를 먹었지만 먹었지만,,,, 그래도 왠지 서운한 느낌. 시키사이노오카는 1층엔 기념품점(각종 엽서부터 특산물까지)과 고로케 판매대, 2층엔 식당이 있고 뒤에 넓디 넓은 땅덩어리에선 돈내면 눈오토바이(?)를 태워준다. 하지만 우리의 관심은 오로지 고로케. 여기 고로케는 정말 추천한다. 난 고로케란 품목에 그다지 매력을 못느끼는데 여기 고로케는 정말 진심으로 맛있다. 갓 구워진 따끈한 고로케의 맛은 정말 강추!!! 그리고.... 이곳에는 내가 홀딱 반해버린 초대형너구리씨가 살고 계시니 볼 때마다 어찌나 업어오고 싶던지. 나중에 도쿄로 향하는 공항에서 알게 된 건데, 이 너구리 판다. 조그만 버전도 있더라. 하지만 난 저 초대형너구리가 ㅠ.ㅠ 진심으로 갖고 싶다; 꼭 가지고 말겠어!

<나의 사랑 너구리씨>



별 것 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해가 질 기미가 보이기 시작. 사실은 일몰을 보고 가고 싶었지만 마구마구 어두어지기 전에 어서 역 쪽으로 가기로 했다. 깜깜해져서 앞도 안보이면 못 걸어가니까; 타고갈 차도 없고; 북해도는 정말 해가 짧아서 잠 많이 자는 사람들에게 좋을 듯!
걷다가 한국식당간판을 발견하고 깜짝! 삿포로 시내에도 시전타고 돌다보면 한국식당이 보이는데, 도쿄야 지천이라지만 북해도에서 정말 생각지도 않았던데서 한국식당을 발견하면 반가운 마음보다 놀라운 마음이 앞서더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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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역 근처로 가서 찾아간 곳은 키타코보(北工房). 커피에는 엷게 블랙으로 마시는 것 이외는 별다른 취향이 없는 나로썬 알 수 없지만 맛있으니 유명해졌겠지? 비에이에서 한달쯤 산다면 아지트로 삼고 싶은 곳이더라. 곳곳에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으면서도 넓은 느낌이 맘에 들었다. 어디든지 짧은 여행만으로는 알 수 없는 것이 많은지라 맘에 드는 곳은 적어도 한두달은 꼭 살아보고 싶다. 비에이도 마찬가지. 겨울의 비에이도, 여름의 비에이도, 천천히 즐기고 싶다. 사진작가 마에다 신조도 그렇게 오랜 시간 머물면서 이곳의 아름다움을 발견했을 것이다. 내 이 곳에서 꼭 칩거를 하리라!!


키타코보를 나와 비에이역에서 아사히카와로 이동. 아사히카와는 북해도의 중심에 위치해 있고 삿포로는 서쪽에 위치해 있어 동쪽이나 북쪽 여행시 꼭 거쳐가게 되는 도시이다. 북해도에서 삿포로 다음의 큰 도시인지라 사람도 많고 다른 지역보다 건물도 높다. 삐까뻔쩍. 역 옆에 바로 백화점도 있고.  갈아탈 열차를 기다리면서 후라노 아이스크림을 발견! 즐거운 마음으로 먹어주기로. 먹을 것 발견에는 재주가 있는 두사람의 여행이니만큼 간식거리가 풍족하다; 기차를 타고 키타코보에서 사온 푸링(=푸딩)과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피로를 풀었다. 역시 기차 여행은 피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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