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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AAA 2008

by 따즈 2008. 11. 5.
아라시를 좋아하냐 아니냐라고 하면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콘서트를 가보니 20곡 넘게 부르는데 내가 아는 곡은 달랑 두 곡. 더불어 따라부를 만큼 들어보지도 않았더라. 이런 놀라움이.
콘서트를 보고 나서 아라시가 더욱 좋아졌냐면, 그것도 아니다. 별 변화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노래를 모르니 함께 즐긴다기보단 내가 평소 즐겨하는 관찰자의 시선이 되고 말았다. 심지어 아라시 보다 말고 팬들 구경하기도 했다; 일본팬들처럼 우치와(부채)를 너무 이쁘게 만들어오고 빤짝빤작 팬라이트도 만들어오고(어디서 산걸까?) 어떤 분은 인형도 만들어와 꼭 손에 안고 응원하는 게 꼭 일본애들 보는 느낌. 머리에 큰 꽃 꽂은 팬들도 많고. 콘서트가 시작되기 전에 옆에 앉은 다소곳한 아가씨가 자기 목소리가 너무 커도 놀라지 말아달라고 해서 잔뜩 긴장했지만 사실 복병은 옆자리가 아닌 뒷자리. 돌고래소리도 좋은 나는 높은 소리는 괜찮은데 뒤에서 나는 소리는... 이루 형용할 수 없는 소리. 베이스가 비명지르다 목갈라지는 소리라고 나할까. 그런데다가 박력까지 있어서 들을 때마다 깜짝깜짝 놀랐다. 옆자리 아가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쇼군(? 이었나)을 위한 우치와를 만들어왔는데 쇼군이 멀어지면 내려놓고 쇼군이 다가오면 잊지 않고 들어서 날 감동시켰다. 그 와중에 그런 걸 챙기다니!

아라시 콘서트 조명이 참 좋더라. 일본에서 본 비 콘서트 조명보다 확연히 좋더라. 조명이 많지도 않고 적당한데다가 그 활용도 무지 좋았던듯. 무슨 공연이든 조명은 눈여겨 보는 편인데 조명이 간혹 얼굴 정면으로 쐬여도 막 부시지 않을만큼이었다. 머 우리나라 공연은 최근 가본 적이 없으니 알 수 없지만. 무대장치나 이런 건 이미 들은 바 있으니 그닥 놀라진 않았는데 흔들리는 무빙스테이지에서 노래하며 춤추는 아라시를 보고 있노라니 돈 벌기란 참 쉽지 않아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생각지도 않은 쇼군의 웅이아버지에 크게 쓰러졌다; 크하하. 쇼군, 좋은 거 배웠구나! 누가 알려줬는지 참 10점 만점에 10점!

그래도 그 많은 아이들이 아라시가 좋아서 모여서 아라시 노래를 함께 부르는 모습을 보노라니 아라시 좋겠더라? 역시나 쪼꼬맣게 보여도 좋으니까 삿포로돔에서 콘서트 보고 싶다; (난데없는 삿포로 돔 사랑;)

그런데 엉겁결에 산 에코백; 짐스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