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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워커홀릭

by 따즈 2009. 6. 30.

워커홀릭 - 6점
소피 킨셀라 지음, 노은정 옮김/황금부엉이

이런 류의 소설은 처음이다. 원래 순수문학을 주로 읽고 오락용으로는 추리소설을 즐겨 읽는다. 칙릿소설이라고 하지만 독자타겟이 2,30대 여성인만큼 로맨스소설과 비슷하지 않겠는가 하는 선입견도 있었다. 막상 읽어보니 로맨스+약간의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이다. 작가의 전작 '쇼퍼홀릭'도 읽어보지 않았는데 이 책에 흥미를 느낀 이유는 첫번째는 예쁜 표지. 이 책 디자인 정말 맘에 든다. 깨끗한 하얀표지에 서정적인 사진 띠지로 분위기를 잘 살렸다. 두번째는 바로 부제 '여자나이 스물아홉'이다. 전경린 작가는 스물 여섯이 결혼을 할 것인가 여행을 갈 것인가 결정하는 나이라고 말했던가? (일곱이던가?) 지금은 결혼시기가 많이 늦춰졌으니 스물아홉인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새로 시작하기엔 늦은 것이 아닌가 망설이는 나이, 젋지도 늙지도 않은 나이. 그 나이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런던의 유능한 변호사 사만타는 시간을 6분단위로 쪼개 일을 해야할 만큼 바쁘다. 일에 치어서 언제나 하얗게 질린 피곤한 얼굴로 밀린 빨래와 청소 따윈 뒤로 한채, 배달 음식으로 저녁을 때운다. 그렇게 열심히 일한 그녀가 드디어 최연소 파트너 자리에 오르기 직전! 한순간의 실수로 일자리를 잃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시골마을의 가정부로 취직을 하게 되지만, 그녀는 집안일을 하.나.도. 할 줄 모른다.

첫페이지를 넘긴 순간부터 마치 만화책을 보는 것처럼 쉴새없이 낄낄, 깔깔, 하하, 호호 웃어댔다. 사만타가 가전기기들을 못만지고, 요리하나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헤메면서도 대담하게 거짓말을 하며, 거만떠는 모습이 어찌나 생생하게 그려지던지.

서른살의 직장인은 힘들다.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직장에서는 해야할 일, 책임은 늘어난다. 자신도 위태로운데 후배들을 이끌어야하고, 직장에 뺏기는 시간이 늘어간다. 꼭 회사생활이 아니더라도 서른이라는 나이는 무엇가에 올인해야만 하는 나이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올인해야하는 것이 20대의 잘못된 선택이었다면? 무엇을 하던 늦지는 않다고,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막상 실천하기란 하늘에 별따기. 워커홀릭은 그런 그녀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다. 인생 뭐 있어? 원하는 걸 하자고.

+분명 책 제목이 낯익은데 책 표지는 낯설다 했더니 2006년에 나온 적이 있는 책이구나. 이번 판이 표지가 훨씬 아름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