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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韓流 또는 日流 열풍.

by 따즈 2005. 1. 22.
얼마전 MBC와 KBS 시사 프로그램에서 한류열풍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베트남,중국등에 이은 일본의 한류열풍은 즐거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저 시사프로그램을 보지 못한 나는 한류열풍이 무엇인지, 일본내의 한류열풍이란게 무엇인지 모른다.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배용준을 보기 위해 팬들이 공항에 몰리는 일?
그건 어느나라건 자기 좋아하는 스타가 온다는데 당연한거 아닌가?
G.O.D도 팬을 몰고 다닌다고.
외국스타라면 가장 크게 기억나는 사건으론 뉴키즈언더블럭, 소소하게는 유덕화, 장국영...
그리고 얼마전엔 각트.

한류열풍 못지 않게 우리나라에도 일류열풍이라는 것이 있다.
일본스타의 여러팬클럽이 있고 분위기도 국내스타 팬클럽처럼 열정적이다.
가수를 좋아하는 이들은 그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일본을 다녀오기도 한다.
열풍이라 이름 붙이기엔 작다라고 할지 모르지만, 그런 식이라면 욘사마 열풍도 마찬가지 아닐까?
일본 전국민이 욘사마를 사랑하는 것은 아니니까.
새삼스레 이번 겨울연가를 필두로
일본내 한류열풍이 큰 관심사로 부각시키는 것은 일본이기 때문이 아닐까?(장사속도 있겠지만)
우리에겐 잊혀지지 않는 역사가 있다. 그 덕분에 우리에겐 큰 선입견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그 선입견은 세대가 젊어질수록 점점 더 옅어져가고 있지만.

요즘 들어 일본 배우나 가수를 좋아하기 시작한 나에게 친구가 매국노라는 씨있는 농담을 던진 적이 있다.
우스개 소리로 넘기기엔 은근히 뜨금한 말이다.

나에게 일본은 내 조국을 짓밟은 파렴치한 섬주민들이 아니다.
난 그 일을 직접 보고 격지 못했다. 내게 더 가깝게 와닿는 것은 그들의 문화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즐겨보던 만화가 그들의 것이고
내가 채팅하면서 잠깐 멋진 사진을 보며 ('ㅠ') 코피흘리는 농담을 던지는 것도 그 만화의 영향이다.

알게 모르게 난 가까운 아시아권 나라들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내겐 "조국"이란 개념이 부족한지도 모른다.
"조국"이 뼈에 사무칠만큼 서러운 타향살이를 한 것도 아니고.
나는 분명 해방의 시대에, 언제 붕개될지 모르는 자본주의를 만끽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나의 의식이 과거사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조국"의 개념이 미약한 나이지만, 일본협정이나 독도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분개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그것은 일본문화 개방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행동한다.
내가 이와이슈운지 감독의 영화를 좋아한다고 해서 일제시대의 아픈 과거사를 잊은 것은 아니다.
잊지 않았다고 해서 좋아하지 않을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지금 한류열풍이건 일류열풍이건 지금은 시대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교통의 발달로 무역이 순조로와졌다면, 네트워크의 발달로 다른 나라 문화 살펴보기가 점점 용이해진다.
가까운 나라. 그만큼 그 문화가 스며들기도 쉽다.

한류열풍에 기뻐하기 전에,
일본문화 즐기는 젊은이들을 비난하기 전에
제대로 알기를 원한다.

내가 자랑스럽게 생각해야할 한국에 대해.
내가 배우고 싶은 타국의 장점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