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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2006.12-2007.11 Japan

우체국에 관련된 일 (2)

by 따즈 2006. 12. 24.

<구청 1번 창구, 목소리 좋은 할아버지는 숨어계심>

 주소 증명을 발급받으러 구청으로, 어제 그 아주머니가 있음 부끄러울텐데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오늘은 다른 분이 계셨다. 기쁜 마음으로 대기자명단에 이름을 쓰고 기다렸는데 눈치를 보아하니 다른 사람들도 순서를 지키는 것이 아닌 듯하여 그냥 가서 묻고 발급서류를 작성해서 제출했다. 그랬더니 받는 곳은 1번 창구니까 그 쪽에서 기다리란다. 모든 서류는 담당창구에서 신청하면 서류를 받고 계산하는 곳은 1번 창구다. 목소리 진짜 좋은 할아버지가 이름을 호명하면 가면 된다. 좀 기다리고 있노라니 할아버지가 서류를 들고 고민하길래 앗! 우리껀가보다 했다. 역시 이름을 부르시고.. 가서 서류를 받고 어제 간 큰 우체국이 아니라 우리 집 근처에 있는 작은 우체국으로 갔다.

우체국에 갔더니 점장처럼 보이는 할아버지가 친절하게 다가오신다. 그래서 외국인인데 구좌를 열고 싶다 그랬더니 간단하면 자신이 하시려고 했던 것 같은데 좀 귀찮을 것 같으니 잠시 기다리라면서 패닉에 빠져있는 머리가 산발이 된 젊은 아저씨 책상에 조용히 두고 간다. 좀 기다리다보니 젊은 아저씨가 점장 할아버지한테 책상에 놓은 종이가 모냐고 하니까 그거 니가 하라고! ㅎㅎㅎ 젊은 아저씨 왕불만 시선으로 점장 할아버지 노려보고. 갑자기 그 젊은 아저씨 심정이 막 이해가 됐음 =) 아저씨가 잠시 나더러 기다리라고 하고선 가입조건을 중앙으로 전화해서 확인한다. 역시 전화통화가 어려워서 또 기다리기. 결국 아저씨가 지침서도 확인하고, 전화로도 확인해서 등록이 가능하다고 작성할 서류를 준다. 생년월일을 적는데, 우리같은 년도과 아닌 천황 연호? 따위를 쓰는 지라 모른다 그랬더니 패닉아저씨랑 또다른 아저씨가 두꺼운 연호 책을 꺼내서 찾아준다. 昭和52年이란다. 서류를 다 작성해서 줬더니, 또 주소 때문에 아저씨 둘이 패닉. 우편물을 받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는 주소인데 뭔가 법률적인 서류 작성시엔 좀더 정확한 주소가 아니면 안되나보다. 둘이 열심히 뒤져서 주소를 완성했다. 패닉 아저씨 말고 또다른 아저씨는 한국어공부를 하신단다. ㅎㅎ 통장은 주소확인을 위해서 우편으로 내일 내준단다. 그리고 카드는 좀더 시간이 걸린다고 하고.
일본은 정말 우체국 없으면 일처리 어떻게 할려고 그랬대 -_-;




볼 일을 보고 힘겹게 집에 오니, 우편함에 이런 것이!!!! 동거녀의 EMS가 우리가 부재한 사이 다녀간 것이다. ㅠ.ㅠ 재배송을 받으려면, 전화 (무려, always라고 우체부 아저씨가 써주신 센스!), 팩스, 인터넷으로 연락을 해야한단다. 저 엽서에 받고 싶은 날짜와 시간을 기입해서 우체통에 넣어도 되고.
내 맘 같았선 인터넷은 아직 안되니까, 엽서에 체크해서 우체통에 넣고 싶었지만 당장 받고 싶어하는 동거녀의 압박으로 결국 always한다는 전화로 연락을 하기로 했다. ㅠ.ㅠ (난 무슨 죄야!)
그리하여 두번째 일본에서의 전화통화를 하게 되었다. (첫번째는 오사카에서 흑!)
국보아저씨보다 더 날 패닉에 빠지게 하는 것이 뭔가 우체국 용어가 막 나오고 말도 빠르니 더욱 통화가 어렵고, 그래도 어찌어찌 해서 7시부터 9시사이에 배달을 원한다고 말하고, 아저씨가 확인을 한 후 전화를 줘야 하는데 내가 연락처가 없으니 한시간뒤에 다시 통화하기로 했다! 아 땀나-

두려운 마음에 이제서야 사전을 들고 해당단어를 좀 찾아서 공중전화로 향했다. 두근두근- 다른 아저씨가 받았다. 머야 ㅠ.ㅠ 첨부터 말해야하는거야? 내가 한시간 전에 전화했었다고 하니까 알아서 아까 그 아저씨로 바꿔줬다. 이런 감동이! 아저씨가 확인 다 했고 원하는 시간에 가져다 줄테니 기다리란다. 하하, 모야, 괜히 사전 찾았어 -_-; 역시 사전은 고이 모셔두는게;

우체국과의 인연은 정말 언제쯤 끝나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