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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온다리쿠_유지니아

by 따즈 2008. 5. 28.

유지니아 - 10점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비채

다른 사람이 돼보고 싶지 않아?
저한테 그렇게 묻더군요. 전 "뭐?" 하고 되물었어요. 갑작스러운 질문처럼 느껴졌거든요.
난 한평생 나잖아. 오빠도, 엄마도 될 수 없지. 그뿐만이 아냐.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평생 모른다고. 한평생 내가 하는 생각밖에 몰라. 시시하지 않아?

'유지니아'는 추리소설의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추리소설이라고 하기 어렵다. 인터뷰형식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을 읽노라면 진실은 하나이지만, 그에 관련된 기억은 여러가지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뼈져리게 느끼게 되고, 확고히 드러내지 않는 결말은 짜임새를 맞추어가던 독자에겐 배신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번에 내 안테나는 등장인물 중 사이가 마키코에게 작동했다. 히사코가 되고 싶었던 마키코에게.
타인이 된다는 것은 단순한 이해의 수준이 아니다. 좀더 대단한 집착과 동경과 사랑일까. 호기심?

세상에는 평범한 사람이 한가득. 그 사람들이 특별해지는 순간은 타인의 오해를 맞이했을 때 이리라.
이 책을 읽으면서 한없이 외로워졌다. 나도 한번은 '보이는 사람'으로 '보는 사람'에게 투명하게 보이고 싶다.

유지니아 관련 온다리쿠 인터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