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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히가시노 게이고-방과후

by 따즈 2008. 6. 28.

방과 후 - 10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구혜영 옮김/창해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대단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몰라요. 솔직히 요즘 여고생들 중에는 성매매를 하는 애들도 있다고 생각하시니까요. 그래도 그거랑 차원이 달라요. 사실 저도 생매매를 생각했던 적이 있긴 했지만, 누가 훔쳐본다거나 몰래카메라로 찍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너무 싫었어요. 그건 뭐랄까, 꼭 우리 마음 속에 흙 묻은 발로 들어오는 거랑 같은 거예요.

학생들에게 '기계'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양궁부고문을 담당하는 여고 수학교사 마에시마. 선생님이란 직업에 사명 따윈 갖고 있지 않은 그에게 어느날 갑자기 머리 위에서 화분이 떨어지고 전철 플랫폼에서 밀쳐져 떨어질 뻔 하고 수영하고 있던 수영장에 전기코드를 발견하는 등 목숨의 위협을 느끼는 도중 탈의실에서 학생지도부 교사가 청산가리로 살해된다. 그리고 연달아 일어난 축제 중의 살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데뷔작인 '방과후'는 신선했다. 85년도 작품인 걸 생각하면 우리나라 정서에는 상당히 앞선 여고생일지도 모르지만(성매매라니!) 그것을 빼면 여학생의 심리를 잘 파악한 아.저.씨.라는 느낌이 든다. 사건을 푸는 탐정역이자, 화자인 마에시마 선생의 교사직에 대한 생각도 아, 이런 선생님 있었지.라는 느낌.학생 중엔 정말 뜻하지 않는 계기로 선생님에 대한 얘정을 품는 경우도 있었고. 학교 다니면서 있었던 것 같은 이야기들에 섞여있는 살인사건이라 신선하게 다가왔는지도. 언제나 미스터리에 등장하는 강한 캐릭터나, 엄청난 살인동기, 이런 것보다 좀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게다가 충격적인 결말. 그렇다. 기회는 있을 때, 쇠뿔은 단 김에 빼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