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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미야베 미유키-ICO 안개의 성

by 따즈 2008. 8. 7.
 
이코 - 안개의 성 - 10점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현주 옮김/황매(푸른바람)


토쿠사 마을에서는 몇 십 년에 한 명, 머리에 뿔을 가진 아이가 태어난다. 막 태어난 갓난아이 때는 뿔이 눈에 띄지 않는다. 갓난아이의 옅은 머리카락으로도 숨겨질 정도의 동그랗고 매끄러운 돌기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뿔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는 뿔이 없는 아이보다 건강하게 자란다. 무럭무럭 손발이 자라고, 신체는 건강하고, 잔병치레도 하지 않는다. 사슴처럼 들을 내달리고, 토끼처럼 뛰고, 다람쥐처럼 나무를 오르고, 물고기처럼 헤엄친다......하지만 머리의 뿔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증표'였다. 그 아이가 제물이라는 증표. 머지않아 그 아이가 안개의 성에 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증표. 마을이 짊어진 '관습'의 증표.


플레이스테이션 2 게임 ICO를 원작으로 하여 그 이야기 세계를 소설로 구현한 작품. 토쿠사 마을에서는 머리에 뿔을 가진 아이가 태어나면 안개의 성에 제물로 바친다. 뿔을 갖고 태어난 이코는 어려서부터 부모와 떨어져 촌장내외 손에 자라면서 제물로서의 숙명을 짊어지고 자라게 된다. 그리고 제물로 바쳐질 그 날이 다가온다. 친구 토토가 목숨을 걸고 구해준 증표를 가슴에 입고 안개의 성에 도착한 이코. 그의 앞에 나타난 신비스런 소녀. 13세 소년의 용기있는 모험기.

책을 다 읽고 후기에 게임이 원작이라는 말을 보고 좀 놀랬다. 미미여사는 이런 식으로의 접점도 갖는구나. 이코는 마을의 제물로서 숙명을 멋지게 이겨내는 소년이다. 이런 용감한 소년이야기엔 나도 모르게 박수를 치며 빠져들게 되는데, 나이든 어른이 용기를 내는 것보다 정감가고 응원하고 싶어지는 것은 그 동기가 순순해보이기 때문이다. 어른이 용기를 내서 얻어야하는 것은 좀 슬프다. 앞에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이코의 모험기는 읽으면 읽을 수록 신나고 사람이라는 것은 언제나 가련하구나 싶다.

미미여사의 사회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것도 재밌지만 이런 이야기도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