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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days

스티브 잡스의 전기

by 따즈 2011. 10. 27.


위인전이나 평전은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 공정한 시선의 위인전이나 평전은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쓰는 이의 가치관과 이해에 따라 개인의 생각과 상황, 사상은 변질된다. 하지만 자서전에는 흥미를 느끼는데 어짜피 사람은 개인적인 생명체고 타인이 보기에 그렇지 않을지라도 스스로 어찌 생각했는지(변명과 미화가 섞일지라도) 알고 싶기 때문이다. 내가 타인에게 궁금한 것은 그들의 일생이 아니라 그들의 생각인가 보다.

민음사에 사과장수 아저씨 잡스의 전기가 나온다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그닥 흥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약구매로 사고 말았다. 절대 읽고 팔아버릴 마음은 아니지만, 장담은 못하겠다.
책의 첫인상은 그냥 평범했고 그래서 왠지 서글펐다. 그래도 사과장수 아저씨 책인데 좀 실용성을 강조해주지 그랬나 싶다. 사실 두꺼운 양장본에 커버가 따로 달려있다는 것은 무지 맘에 안든다. 손에 들고 읽기 너무 불편하다. 게다가 흰색은 얼마나 더러움이 잘 묻어나겠는가.

요즘 본 책 중에서 루나파크의 여행기인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 같아서>의 책스타일이 너무 맘에 든다. 반양장의 소프트커버에 책커버를 따로 싸지 않았다는 점이 너무 좋다. 손에 들고 읽을 맛이 나는 책이랄까. 내용도 좋았지만 그 덕분에 책을 가뿐하게 읽은 느낌이다. 편리한 이북이 퍼져나가는 이 시점에서, 이제 책은 손에 착착 감기는 맛을 더욱 살려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책등을 감싸안고 그 무게를 느끼며 책장을 넘기는 기분은 언제나 향긋하다.

그래서 나는 이 전기를 언제쯤에나 읽게 될지 모르겠지만,  내 손목을 위해서라도 꼭! 책상 위에서 독서대에 두고 볼 거 같다. 하지만 난 책상 위에 잘 앉지 않는데.
역시 사과장수 아저씨 책은 이북으로 샀어야 했나보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