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집에서 천정에서 물이 똑똑 떨어진다고 연락이 와서 범인을 잡기 위해 내 방에 있는 짐을 몽땅 드러냈었다. 사실 내 방에서 가장 큰 짐이라곤 책이었는데, 이게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일. 방을 한 번 비워낸 김에 책을 정리했다. 사놓고, 사놓고, 사놓고, 읽지 않은 책들과 읽었지만 두 번 안볼 책들, 결국엔 버릴 책들을 미련없이 정해서 백여권을 덜어냈다. 그 중에 알라딘에서 중고로 사주는 것들은 팔고(무려 네박스), 나머지는 여기저기로 해치웠는데 여전히 책장은 넘치고 바닥과 책상까지 책들이 널부러져 있다. 오래전 책은 내 책장 두 개를, 옷은 내 옷장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유지하리라 결심을 했고, 그래서 때가 되면, 말 그대로 짐이 넘쳐나기 시작하면, 미련없이 버리는 작업을 반복해 왔었다.
그런데 요 몇 해 읽는 속도보다 많은 양의 책을 사대기 시작했다. 인터넷서점에서 오만원 이상 사면 뭐라도 더 준다고 읽을 양 보다 많은 양을 구매하고선 이미 내 손 안에 들어온 책들은 마치 잡은 물고기 내팽게치듯 외면한다. 이상하게도 내겐 내가 읽지 않은, 그러나 한 때 읽어싶었고 여전히 언젠가 읽고 싶은 책들이 넘치는데도 언제나 새 책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책에 유효기간이라도 있다는 듯. 그래서 읽고 싶은 책만 딱 사보기도 했지만, 왠지 손해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달까. 알라딘에서 이런 사은품이라도 던지는 날에는 나도 모르게 장바구니를 채우고 있다. 저 노트가 벌써 두 개나 내 손에 있다!!
왠지 학습능력 떨어지는 바보짓 같지만...그래도 노트가 이쁘니 사댈 수 밖에.
알라딘 간만에 탐나는 사은품을 미끼로 내놨어!
참고로, 문구류도 쟁여서 남 준 것도 넘친다; 노트 안쓴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