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데나 털썩털썩 주저 앉고 친구와 같은 빨대로 쪽쪽 음료수도 잘 마시는 나도
때때로,, 정말 의외의 곳에서 까탈스러움을 발휘하곤 한다.
책은 절대로 접어 읽지 않는다던지,
맘에 안드는 옷을 입고서 외출한 날엔 결국 견디지 못해 옷을 사버리는다던지 하는
나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내게 있다.
책을 사면 구입한 날짜와 짧막한 구매 이유를 적곤 했는데,
지금은 저렇게 스탬프로 대신하고 있다.
서점에서 이책저책 뒤적거리다가 업어오는 것이 아니니
그날의 감상을 적기도 애매하고 해서 그저 날짜만 찍어놓는다.
쭉 갖고 싶었던 여행관련 책을 지르고
택배가 떡 도착하자, 기쁨에 부르르르 떨며 스탬프를 찍었는데
아뿔싸. 날짜가 제대로 찍히지 않았다.
예전에 나라면 저런 것을 견디지 못했다.
견디다 못해 새책을 샀을지도 모르는 일.
그러나 그 부분의 나는 좀 헤이해지기로 맘을 먹었는지
쓰린 맘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너그럽게 그 위에 한번더 스탬프를 찍었다.
하나도 변하지 않는 것 같은 나도
사실은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365d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