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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days307

데미안 초등학교 내 첫사랑은 데미안이었다. 그에게 홀딱 빠져서 얼굴에 파리가 기어다녀도 모르게 내면을 바라보는 그처럼 되고싶어서 매일매일 택도 없는 연습에 열중해 있었다. 왠지 그의 머리카락이라도 보이는 것 같아 가슴 떨려 했었다. 그러다가 헤세의 책을 몇편 더 읽고서 여러가지 실망에 빠졌더랬다. 지금이면 달라질 것이 있을까? 때론 시간이 나를 변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말이 시간이지 사실상은 그 시간 속에서 부딪힌 인간관계나 기타관계들에 의해 내가 좀더 닦이고 갈리는 것일 수도 있고 상실하거나 부셔져 버린 것일 수도 있다. 난 상실상태. 진공상태. 그리고...... 2004. 6. 28.
네줄서기 지하철 너무 웃긴다 -,- 네줄서기 하란 것도 대박 웃기신데 저걸루 스티커도 만들어 놓으셨다 아주 잘한다 저런데 예산 쓰실 돈 있으신데 왜 지하철비는 올리시나- 내 허리 휘게 여간 지하철 네줄서기란거부터가 당최 웃기는 짬뽕 같은 이야기다 네줄로 서니깐 더 빠르더라는 게 말이 되냐 지하철에서 굳이 네줄로 서라! 라고 말하지 않아도 신도림 같이 미어터지는 환승역은 네줄이 아니라 대여섯줄이 만들어진다 그게 빨라서가 아니라 길게 줄 설 틈이 없으니까 그러나 그것을 굳이 저리 꼭! 찝어서 해라! 라고 말할 것은 아니다 필요에 의해서 유용하게 사용되기는 하는 것이지만 저게 법이 될 수는 없는 일 덜 붐비는 역이나 또는 한가한 시간대의 역은 여전히 두줄서기를 지켜주는게 합당하다 네줄서기가 얼마나 불편한 줄 아는가 문.. 2004. 5. 19.
4월이 울고 있네 글이나 음악, 그림 등으로 밖에 접할 수 없는 사람들을 직접 보았을 때 내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그대로 표현해내고 있으면 난 덜컥 그 사람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좋아하는 마음이 견고해진다. 노영심도 그랬다. 사진 속의 동그란 얼굴에 어린 미소며, 수줍은 입매에 살짝은 도전적인 날카로움이 있는 눈매가 살아서 내게 보여주는 것은 내가 생각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딱 그만큼이어서 어찌나 반갑고 좋았던지. 4월이고 비가 온다. 올해는 노영심의 이야기피아노에 갈 수 있으려나. 2004. 4. 27.
제자리에 사용한 물건은 제자리에. 사용한 마음도 제자리에. 모든 것이 제자리에. 그렇다면 좋겠다. 2004. 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