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days307 노벨문학상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교보문고를 들락거리며 책을 읽었다. 교보문고에 가면 경복궁 산책놀이도 함께 했다. 별로 어린이다운 놀이는 아니지만 꽤나 좋은 느낌이었다. 원래 밖에서 놀지 않는 성격인데도 그 나들이는 좋은 기억이다. 교보문고를 들어서면 입구에 노벨상 수상자들의 초상화가 늘어서 있었다. 그리고 한국의 자리엔 빈 액자가 걸려있었다. 그걸 보며 그 자리에 내 그림을 넣어야지 생각했었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김대중 씨가 걸려있고 그 옆엔 여전히 한국이란 이름의 빈 액자가 걸려있다. 올해 노벨문학상은 프랑스 작가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가 수상했다. 어쩜 저리 이름도 어려운지. 이럴 때 참 서럽다. 난 저 작가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세상에 내가 읽어야 할 책은 수 없이도 많은데, 과연 죽을 때까.. 2008. 10. 10. かもめ食堂 목격담 어제 피비린내 나는 CSI8시즌을 의지와는 상관없이 보게 되어 또 잠잘 시간을 넘기며 서성거리다 KBS에서 방영해주는 카모메식당을 목격하고 말았는데, 이런 맙소사! 진실한 더빙의 힘을 느끼고야 말았다. 미쿡 외화 드라마의 더빙판을 한평생 듣고 보고 자란지라 파란 눈, 노란 머리 언니 오빠들의 목소리가 본인의 목소리와 달리 중후하고 명쾌하고 꾀꼬리 같은 성우의 목소리로 둔갑을 해도 별 위화감이 없었는데 카모메식당은 너무 어색한 나머지 색다른 영화처럼 느껴졌다. 내가 좋아하는 사토미 아줌마의 목소리는 조금은 퉁명스럽고 무뚝뚝하나 장난스러운데, 성우의 목소리는 너무나 활발한 나머지 로맨틱영화 주인공 같이 느껴져서 심지어 사토미 아줌마의 키가 10센치는 크게 느껴지더라(미쿡인처럼 보이기도!). 카모메의 식당은 .. 2008. 9. 29. 모기사살 무려 다섯마리를 손으로 잡다! 이건 무지 경이로운 일. 2008. 9. 23. 나는 누구인가. 내가 우울해하며 친구네 집에 찾아들면 아무 말 없이 웃긴 만화를 보여 주거나 이야기를 해주는, 무더운 여름 날에 찾아들면 냉동고에 얼려둔 젖은 베조각을 내어주는 친구가 갖고 팠다. 하지만 정작 나는 블랙홀 같은 친구가 되고 싶었다. 무슨 이야기든 조용히 먹어버리는 검고 깊은 우물같은. 비단 친구뿐 아니라 블랙홀 같은 사람이고 싶었다. 운좋게도 나는 언제나 온전한 퍼즐 조각을 지닌 사람이지만, 언제나 그 퍼즐을 맞추려 하지 않는 사람이기도 했다. 최근 나는 구성진 소설들을 읽으며 내 우물 속 퍼즐을 맞춰보고 놀란다. 무심한 건가. 상냥한 건가. 알 수 없는 내 모습. 무엇이 되고 싶은가. 우물을 그만 두면, 뭐가 될까. 2008. 9. 23.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7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