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days307 웃겨 갖고 있던 파랑 라미 만년필을 세척하고 F촉에서 M촉으로 교환했다. 닙을 빼는데 어찌나 고생을 했던지 펜을 망가뜨리려나 했다. 디비디 배선도 척척, 고장난 문짝도 척척 하다가 간혹 이런 거에 애먹을 때가 정말 싫더라. 남들한테 쉽다는 것 중엔 내게 어려운 게 많더라. M촉으로 갈고 보니 술술 잘도 굴러가는 게 써짐이 너무 좋다. 파랑 라미를 깨끗이 해주고 나니, 왠지 검정 라미가 서글퍼 하는 것 같아 검정 라미도 지금은 목욕재계 중. 몸을 정갈히 하고 나면 F촉으로 갈아줄까 생각중이다. 생각해보면 이건 괜한 삽질이다. M촉인 검정 라미에는 몽블랑 보르도가 들어있고 F촉인 파랑 라미에는 큉크 블랙이 들어있다. M촉으로 블랙을 쓰고 싶어서 닙 교환을 했는데 사실, 그냥 카트리지만 바꿔끼면 될 일을 괜히 라미.. 2008. 9. 23. 耳鳴 내 귀에 도청장치가 있는 것도 아닌데, 머리 속에 고장난 녹음기가 있는 것도 아닌데, 간혹 귀에서 울리는 오래 전 기억의 소리들. 난 녹음기가 아닌데. 좋아하지도 않았던 국어선생님의 카랑카랑한 목소리, 밤새 술먹고 귀가하는 전차에서 만난 동창생의 울음섞인 목소리, 이 세상엔 없는 사람의 목소리, 누군지 기억에 없는 사람의 목소리. 지금 귓가에서 맴도는 건 노래소리. 가수가 아니라 평범하고 평범하고 평범한 사람의. 지금처럼 핸드폰이든,MP3든 쉽게 녹음할 수 있었으면 아마도 기록해두었을. 공기 중엔 몇억만년 전의 소리까지 떠다닌다지만 내 머리 속을 부유하는 내 짧은 인생의 소리는 두통의 근원. 2008. 9. 19. 우연 어제 그레이스 켈리 이야기를 했다면 오늘 어디선가 그레이스 켈리에 관한 것을 보게 된다. 학교 다닐 땐, 선생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으면 어느 샌가 시야에 선생님이 들어왔고 선배 생각을 하고 있으면 어김없이 지하철 같은 칸에 앉아 있는 선배를 발견할 수 있었다. 요즘은 전각에 관심이 가서인지 여기저기서 전각이 튀어 나오고 있다. 내 주변엔 우연을 가장한 여러가지가 뱅뱅 나를 맴돌고 있는데 거기서 무엇이 인연이 될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2008. 9. 17. 잡담 사람은 변한다. 하지만 그 근본은 변하지 않는다. 언제나 새로운 사람이고 싶었다. 근본조차 바뀌는 새로운 사람. 그게 결국. 2008. 8. 20.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7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