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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days307

알라딘이 나를 힘들게 할 때 아랫집에서 천정에서 물이 똑똑 떨어진다고 연락이 와서 범인을 잡기 위해 내 방에 있는 짐을 몽땅 드러냈었다. 사실 내 방에서 가장 큰 짐이라곤 책이었는데, 이게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일. 방을 한 번 비워낸 김에 책을 정리했다. 사놓고, 사놓고, 사놓고, 읽지 않은 책들과 읽었지만 두 번 안볼 책들, 결국엔 버릴 책들을 미련없이 정해서 백여권을 덜어냈다. 그 중에 알라딘에서 중고로 사주는 것들은 팔고(무려 네박스), 나머지는 여기저기로 해치웠는데 여전히 책장은 넘치고 바닥과 책상까지 책들이 널부러져 있다. 오래전 책은 내 책장 두 개를, 옷은 내 옷장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유지하리라 결심을 했고, 그래서 때가 되면, 말 그대로 짐이 넘쳐나기 시작하면, 미련없이 버리는 작업을 반복해 왔었다.그런데 요 몇 .. 2012. 8. 29.
징기스칸이 먹고 싶네 내겐 몇 안되는 진리가 있다. 그 중에서 음식에 관련된 것을 꼽자면, 이쿠라우니동은 꼭 오타루에서, 매꼼한 낙지가 땡길 땐 종로 서린낙지, 맥주는 삿포로 쿠로라벨과 기네스(기네스는 최근에서야 그 맛을 깨달았음) 정도가 지금 머리에 떠오른다. 사실 입맛이 예민하나 까다롭지는 않아서 뭐든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데, 때때로 저런 진리의 것을 먹고 마실 때 위안이 될 때가 있다. 내가 내 맘대로 고향으로 삼아버린 북해도를 떠올리면 눈과 함께 지글지글 기름지게 구워지던 징기스칸이 생각난다. 북해도의 느끼하지만 맛있는 버터라멘도, 살살 녹고 신선한 이쿠라우니동도, 아픈 곳도 낫게 해줄 것 같은 스프커리도, 배불러서 못먹을 때까지 먹던 게 부페도, 따끈따끈한 감자고로케도, 보드랍게 살살 녹는 치즈케익도 몹시 좋아하는.. 2012. 8. 22.
하루키 씨, 기다렸어요! 문학동네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걸작선'이라는 대단한 타이틀을 달고 다섯 권의 하루키 에세이를 예약판매하는데, 하루키가 무엇을 인정했다는 것인지(번역?출판?), 그럼 인정을 안한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저 문구를 보며 결국엔 장바구니에 다섯 권 다 담고 말았다. 하루키의 소설도, 에세이도, 문답도, 하루키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좋아하는 나는 하루키 건 원서만 소장하기로 했지만 막상 갖고 있는 번역본들은 하나도 버리지 못했다. 좋아하는 바나나는 냉큼 버린 주제에. 대신에 새 책은 늘리지 말자 했지만 결국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이 다섯 권을 지르기 위해 얼마나 오랜동안 가시방석이었나 모른다. 이미 읽었는데, 안자이씨의 그림을 싫어하는데, 어떤 이유를 가져다 붙여보아도 결국에 내 마음은 이미 장바구니.. 2012. 7. 5.
선물은 나의 힘 노동절이지만 집에서 기운 빠지게 감기에 아파하고 있는데 생각지도 않게 택배아저씨가 커다락 박스 하나를 선사하고 가셨다. 이것이 무엇인고! 신이 나서 열어보니 블루윈디님이 보내주신 이벤트 당첨선물! 맙소사!! 이렇게나 많이!!! 당첨된 것은 로네펠트 차였거늘, 몇 개만 주셨서도 완전 신나했을텐데 맛있는 간식거리와 읽을거리! 예뻐질 거리!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셜로긔와 탐나던 윈디님의 여행사진까지, 덕분에 간만에 너무 향기로운 기분되어 병원에 가서 주사도 맞고 겨울옷도 정리하고 청소도 쓱싹했다, 덕분에 방바닥이 좀 보여요! ㅎㅎ 이것이야 말로 선물의 힘! 윈디님께 깊은 감사드려요~ (잊고 있었는데, 나란 뇨자 선물에 약했었어!)어떻게 보은할지 즐거운 고민 좀 해봐야겠다. ㅋㅋ 2012. 5. 1.